음식을 먹는 모습을 보여주는 콘텐츠인 '먹방'을 보면 과식을 한다는 점이 쥐 실험으로 확인됐다.
미국 텍사스 아동 병원, 미국 뉴욕주립대 업스테이트 의대 등 연구팀은 배부른 쥐가 다른 쥐가 먹는 모습을 보면 과식을 한다는 점을 확인한 연구결과를 14일(현지시간)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내분비학회 연례 학술대회(ENDO 2025)에서 발표했다.
연구팀은 유전적으로 유사한 14마리의 생쥐를 두 그룹으로 나눴다. 그룹 A는 금식시키거나 식사를 한지 시간이 지난 '배고픈' 생쥐 그룹, 그룹 B는 '배부른' 생쥐 그룹이다. 두 그룹은 서로의 모습을 볼 수 있지만 접촉은 못하게 분리했다.
연구팀은 그룹 B에 음식을 줘 배부르게 만든 다음 그룹 A에 음식을 줬다. 그룹 B 생쥐들이 그룹 A 생쥐가 음식을 먹는 모습을 관찰하게 한 것이다. 4시간 동안 그룹 B 생쥐가 시간당 섭취한 음식의 양을 측정했다.
그 결과 그룹 A 쥐가 먹는 것을 지켜본 그룹 B 쥐는 설탕이 포함된 음식을 많이 먹었다. 반면 사료나 고지방 음식을 많이 섭취하지는 않았다. 배가 불렀음에도 다른 쥐가 먹는 모습을 봤기 때문에 과식을 한 것으로 추정됐다.
연구팀은 후속 실험에서 그룹 B 쥐에 실험 15분 전 식염수, D1 도파민 수용체(DRD1) 억제제나 D2 도파민 수용체(DRD2) 억제제를 주사하고 음식 섭취량을 측정했다. 식염수 주사 후에도 과식은 이어졌다. 하지만 도파민 수용체 억제제를 주사했더니 그룹 B 쥐가 과식을 멈췄다. 다른 쥐가 먹는 모습을 보고 뇌에서 도파민이 나왔고 이로 인해 과식을 하게 됐다는 사실을 시사하는 대목이다.
연구팀은 "다른 동물이 먹는 것을 보는 것만으로도 과식하게 만들 수 있음을 보여주는 연구다"며 "음식을 먹는 모습을 보여주는 프로그램이나 음식 관련 SNS 게시물의 영향력을 되돌아보게 한다"고 말했다. 이어 연구가 새로운 비만 치료법 개발의 문을 여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했다.